기법 · 6분

안료가 번질 때

번짐을 막는 대신, 번짐을 그림의 일부로 다루는 방식.

자연 안료는 튜브 안료보다 번집니다. 입자가 가볍고, 물에 잘 떠내립니다. 처음에는 이 번짐이 실수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달쯤 지나고 나서야, 번짐을 그림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번짐을 막으려 할 때

아교 농도를 높여 번짐을 막아 보았습니다. 색은 선명해졌지만, 안료 입자가 캔버스에 고정되어, 겹쳐 칠할 때 층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SOL 특유의 깊은 회색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번진 안료
번짐을 그대로 둔 경계

번짐을 두다

아교를 줄이고, 물을 더 넣었습니다. 안료가 캔버스 위에서 천천히 퍼졌습니다. 두 색이 만나는 경계에서, 색이 서로에게 스며들며 새로운 색이 생겼습니다. 이 경계가 SOL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부분입니다.

번짐은 실수가 아니라, 두 색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경계를 기다리다

번짐이 멈추는 데 2~3일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붓을 대지 않고 기다립니다. 멈춘 뒤의 경계를 보고, 그 위에 다시 얇게 칠합니다. SOL의 경계는 한 번에 그린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번지고 멈추고 겹쳐진 층입니다.

자연 안료의 번짐을 다루는 법을 배운 뒤, 그림이 빨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느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경계가 살아났습니다. 번짐을 다루는 것이, 자연 안료로 그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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