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 그림을 벽에 건 의뢰인들, 워크숍에서 안료를 만든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별점이 아니라, 그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구체적인 과정과 그 뒤의 시간을 전합니다.
“안료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나니, 벽에 걸린 그림이 다르게 보입니다. 한강 자갈이 회색을 만들었다는 말이 머릿속에 남아요. 가끔 빛이 바뀔 때마다 그 회색이 달라 보여서, 그림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처음엔 14개월이 걸린다는 말이 길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2주마다 오는 과정 사진을 보며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완성된 그림이 도착했을 때는, 그 시간이 그림 안에 들어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워크숍에서 직접 돌을 갈았는데, 생각보다 힘이 들어서 놀랐어요. 화가가 매일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가져간 색 카드를 책상 위에 두고 봅니다.”

“솔직히 처음엔 의뢰금이 좀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안료 기록서를 받아보니 왜 그 가격인지 이해가 됐습니다. 제 그림에 쓰인 돌이 어디서, 언제 모였는지 적혀 있거든요. 그 기록이 그림보다 더 귀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방문했을 때 작업대 위의 돌들을 만져볼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화가가 직접 설명해 주니, 튜브 안료와 자연 안료의 차이를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의뢰를 결정하기 좋은 첫걸음이었습니다.”

의뢰가 시작되어 완성까지 이르는 과정을 두 건 자세히 적었습니다.

남향 창의 오후 빛을 담고 싶다는 의뢰. 남산 황토와 한강 회를 섞어 빛이 바뀔 때마다 다른 온도를 보이는 회색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산 석회와 숯을 섞어 깊은 밤의 돌벽을 그렸습니다. 의뢰인은 과정 사진 11장과 안료 기록서를 함께 보관합니다.